자동차는 강철로 만들어진 프레임 안으로 운전자가 들어간다.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안전하고 온건한 휴식처를 제공한다. 하지만 모터사이클은 다르다. 라이더가 그대로 외부로 드러난 채 프레임의 일부가 된다. 핸들을 붙잡은 채 양 다리를 땅에 디디고 있는 라이더 없이는 모터사이클은 혼자 서 있지도 못한다. 따라서 자동차가 외부환경을 관망한다면 모터사이클은 체험한다. 경험의 질이 다르다.
8. 마리포사 Butterfly Toungues 스페인 내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[마리포사]는 그 시대가 폐부 깊숙이 찌르고 들어온다. 이 영화는 더 설명하면 안 될 것 같다. 영화는 아무런 정보 없이, 기대 없이, 준비 없이 볼 때 가장 깊게, 깨끗하게 볼 수 있다. 누군가가 내게 자신이 안 봤을 법한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, 제일 먼저 꺼내는 영화.